일상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Pentax K200D 카메라는 제 첫 DSLR 카메라입니다. 2008년 이후로 지금까지 계속해서 사용하고 있습니다. 구매당시 비교대상으로 여겼던 모델이 캐논 400D였는데, 같은 보급기지만 스팟측광도 지원하지 않았던 모델이었죠.

편의성 면에서 따져봐도 상단 LCD와 방진방적으로 기본 제공하는 펜탁스 K200D가 더 매력적이었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찐득한 레드톤이 매력으로 많이 작용했습니다만, 요즘은 거의 후보정은 필수니까요. 컬러감이라는 것도 렌즈와 센서에서 만들어내는 부분도 상당히 크지만, 후보정에서 많이 달라지는 것도 사실입니다.

이번에 친구가 35mm/F2 FA 단렌즈를 빌려줘서 써보게 됐습니다. 크롭바디이다보니 환산하면 대충 52.5mm 정도 나오는지라 필름카메라의 표준화각과 유사한 화각을 보여주죠. 옛날에 캐논 AE-1P 필카에 50mm F1.4 기본 렌즈 물려서 들고다닐때 생각나네요. 펜탁스는 사실 밝은 렌즈가 흔치 않습니다. 고급렌즈군으로 분류되는 스타렌즈에서도 밝기가 1.x대 렌즈는 흔치 않더라고요. 물론 카메라에 돈을 많이 투자하는 편이 아니라 스타렌즈니 리밋렌즈니 그런건 써볼 기회가 없었습니다.

기본 번들렌즈만 해도 보통 밝기가 3.5부터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보니 펜탁스 렌즈들은 많이 어두운 편입니다. 그러다가 F2의 밝기를 갖고 있는 35mm FA 렌즈를 써보니 신세경이네요. 갖고 싶어서 검색해보니 중고가격대가 대략 40~50선에서 형성되고 있는것 같습니다. 포기

사진은 그냥 취미삼아 찍고 다니다보니 그렇게 잘 찍는 편도 아니고 깊이가 있는 것도 아닙니다. 그냥 일상적인 부분 속에서도 카메라를 들고 다니다보면 사소한 것도 눈여겨보는 기회가 생기곤 합니다. 뭔가 찍어야겠다 싶으니 더 집중해서 사물들을 뜯어보게 되는거죠. 그러다보니 ‘아 여기는 한번 그려보고 싶다’, ‘여기는 프레임에 어떻게 구성해서 넣을 수 있을까’ 그런 생각에서 카메라에 미리 담아보는 실험들을 해보곤 합니다. 결국 사진 하나하나가 모두 실험작들인 셈이네요.

 

 

여튼 근 10년을 써오다보니 최근 나온 카메라들보다 뒤쳐지는 부분이 많은건 사실입니다. 고질적으로 느리다고 지적받는 포커스를 비롯해서 옛날 카메라다 보니 노이즈도 무척 많이 끼고요. 이래저래 단점이 많이 띄지만 호야를 거쳐 리코까지 여기저기 팔려다니는 천덕꾸러기 펜탁스가 되기 이전에 나온 모델이라, 그래도 여전히 펜탁스를 쓰는 사람들에게는 의미가 있는 카메라가 아닐까 싶습니다.

 

포켓몬고 한국 출시

포켓몬고포켓몬고 (Pokemon Go)덕분에 작년 여름에 속초에 사람이 엄청나게 붐볐었죠. 그렇게 차일피일 미루던 포켓몬고가 드디어 한국에서도 정식 서비스 되기 시작했습니다. 그냥 집에서 켜놓고만 있어도 종종 몬스터가 잡히네요. 책상위에서 벌써 한 두 세마리 잡은 것 같아요 ㅋㅋ

아무튼 이 포켓몬고를 만든 회사는 나이언틱이라는 구글 사내 벤처에서 시작한 스타트업이라고 하는데요. 예전에 인그레스라는 게임때부터 지도 정보를 이용해 현실감 있는 게임을 추구해 왔던 회사로 기억하고 있어요.

그때도 한국에서는 사용자들도 별로 없고, 지도 정보도 제공되지 않아 인그레스를 설치하고서도 게임을 제대로 즐기지 못했던 기억이 나네요. 아마 제 기억이 맞다면 아이폰 4를 한창 혹사하던 시절이었던걸로 기억합니다. 그래도 해외에서는 제법 히트를 쳤었는지 이번에는 포켓몬고로 다시 한번 화제를 불러 일으켰습니다.

사실 국내 출시는 늦어도 너무 늦은감이 없잖아 있죠. 이제 한물 가도 한참 간 게임인데, 이제서야 출시한게 좀 아쉽긴 합니다. 그것도 이런 엄동설한에 말이죠. 포켓몬GO 하다가 동상걸리게 생겼습니다 ㅋㅋ

아무튼 제가 잡은 몬스터들은 대충 이런 정도에요. 집에서 이것저것 할 것들이 있다보니 나가서 적극적으로 잡으러 다니지는 못하는데, 날 좀 따뜻해져야 좀 돌아다니면서 잡을 수 있지 않을까 싶네요. 포켓몬Go가 이렇게 흥행하는걸 보니 인그레스를 다시 한 번 도전해볼까 하는 생각도 들어요.

포켓몬고에서는 포케스탑과 체육관이라는 장소가 있는데요. 포케스탑에서는 아이템이나 포켓몬 등을 얻고, 체육관은 점령을 통해서 포켓코인을 얻을 수 있는 모양이에요. 저도 아직 플레이를 많이 해보질 못해서 팀도 못고른 상태이긴 합니다만, 돌아다니는 장소 중에 포케스탑이 어디 있는지 알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하는 지도가 공개되어 있다고 해서 퍼왔습니다.

지도가 좀 아쉬운게 어떤게 포케스탑이고 어떤게 체육관인지 명시되어있지는 않아요. 그래도 집 근처, 운동하러 가는 도장 근처에도 포케스탑이 몇 군데 있네요. 친구녀석은 가게 몇발자국 앞이 포케스탑이라 지금 앉아서 아이템 얻고 몬스터얻는다고 신이났습니다. ㅎㅎ 저도 다니면서 포케스탑에서 좀 줏어먹고 다녀야겠어요 ㅋㅋ

Dell Canvas 27

출처 : dell.com / dell canvas 27

와콤 위주의 타블렛 시장

와콤이 타블렛 시장을 항상 독점해오고 있는 것이 늘 의아했습니다. 충분히 기술력을 갖춘 회사들이 있을텐데 어째서 타블렛 시장만큼은 한결같이 와콤인가 싶었던거죠. 덕분에 타블렛은 무척 비싸고 선택의 폭이 좁습니다. 뭐가 됐던 답은 와콤으로 항상 귀결되었기 때문이죠. 사실상 선택지가 없다고 보는 것이 현실적인 것 같습니다.

스펙을 보면 부가적인 편의사항이 변했을뿐 2009년에 발표된 와콤인튜어스 4 이후로 타블렛에서 가장 핵심적으로 눈여겨 볼 만한 내용인 감압레벨은 여전히 2048레벨입니다.  더 이상 미세한 압력을 감지한다는게 무의미한 상황이 되었기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렇다면 실질적으로 감압면에서는 타블렛이 나아갈 기술적인 정점을 찍었다는 상황이 되겠죠.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타블렛은 디스플레이와 결합해서 직접 화면에 그리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와콤 신티크는 정말 그래픽 디자이너나 디지털 페인팅을 하는 아티스트들이 선호하는 장비가 되어버렸죠. 하지만 가격대는 어마어마하고, 정말 큰 맘먹고 지르지 않는 이상 함부로 알현(?)할 수 없는 귀하신 제품입니다.

그런 상황에서 마이크로 소프트에서 최근 서피스 스튜디오라는 제품을 통해 와콤 신티크 제품에 도전장을 내밀었습니다. 그야말로 심플한 디자인에 PC 기능까지 함께 하고 있기때문에 많은 주목을 받았습니다. 와콤의 자리를 노리는 당찬 도전이라 보았지만, 마이크로소프트만 그 자리를 노리는게 아니었습니다. 가성비로 늘 사람들에게 매력을 어필하던 델이 드디어 와콤 신티크 27″에 도전장을 내놨습니다.

dell canvas

이미지 출처 : http://www.digitalartsonline.co.uk/news/creative-hardware/dell-canvas-is-low-cost-version-of-wacoms-27-inch-cintiq/#1

Dell Canvas 27

the Dell Canvas가 선보이기 전까지 와콤 신티크 27인치에 대응하는 모델은 마이크로소프트의 서피스 스튜디오 뿐이었습니다만, dell canvas가 나오니 이제는 마이크로 소프트 서피스와 비교대상이 됐습니다.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는 와콤 신티크 27과 겨루기에 걸맞는 모델이 무엇이냐가 관심사가 된거죠.

마이크로소프트 서피스 스튜디오 관련기사 

Dell(델) 캔버스 27 관련기사

일단 큰 맥락에서는 27인치 타블렛 시장을 통해 디자이너/아티스트 들을 타겟으로 했다는 점이 공통점이고, 서피스 스튜디오의 경우엔 아이맥이 갖고 있는 유저층도 흡수하고픈 욕망을 엿보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타블렛 본연의 기능으로 파고 들어가보면, 서피스 스튜디오는 1024 감압레벨, 델 캔버스는 2048 감압 레벨을 갖고 있습니다. 서피스 스튜디오는 10점 멀티터치, 델 캔버스는 20점 멀티터치라는 점도 다르네요. 그 외에 윈도우 10으로 OS를 제한적으로 지원하고 있어 맥 사용자들을 외면하고 있다는 것이 아쉬운 점입니다.

무엇보다 델 캔버스는 델이 그동안 추구해온 가성비라는 측면에서 무척 구미가 당기는 가격적인 메리트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 서피스 스튜디오는 아이맥과 와콤 신티크 양쪽을 다 겨냥하고자 했다면, 델 캔버스는 와콤 신티크만 바라보고 대응하고자 했다는 느낌입니다. 개인적으로는 델 캔버스 쪽에 한 표 던져주고 싶네요.

 

프리랜서 디자이너, 일러스트레이터의 적정 임금은 어느정도인가

프리랜서 freelance 형태로 일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요즘이다. 정말 잘 버는 사람들도 있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형편없는 댓가에 노동력을 제공하는 요즘이고, 나 또한 그런 고민을 많이 해왔던지라 어떻게 해야 적정 임금을 제시할 수 있을까 늘 고민하고 있다. 1 너무 터무니 없이 비싼 비용을 요구하는게 아니다. 생활을 유지하며 살아가고 작업을 지속할 수 있는 힘이 되어줄 자금을 만들어야하는데, 어느 선이 적정한가 그것이 고민인 것이다.

프리랜서도 비용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는 수 차례 나왔었지만, 그것이 좀처럼 받아들여지지 않고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는 이유가 있다. 바로 최저임금과도 같은 족쇄가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현실적으로 최저임금은 그 취지 – 국가가 근로자들의 생활안정을 위해 임금의 최저수준을 정하고 사용자에게 그 수준 이상의 임금을 지급하도록 법으로 강제하는 제도. – 에 맞지 않는 수준이다. 2 때문에 지금은 실질적으로 사람이 살아갈 수 있는 수준의 생활임금에 대한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는 것이다.

보통 직접 출판사나 관련업체에 포트폴리오를 돌리고 의뢰해주기를 기다리거나 지인을 통해 일을 하게 되는 프리랜서 시장이 최근에는 적극적으로 클라이언트와 이어주는 서비스들이 나오게 됐는데, 일부 클라이언트들은 프리랜서를 아르바이트 개념으로 생각하고 – 사실 틀렸다고 보기도 어렵다. 아르바이트나 다름없지 뭐 – 최저시급으로 고용할 생각을 한다.

한 번 생각을 해보자. 스스로 담당 업무를 소화할 수 있는 수준의 사람을 최저시급으로 고용한다는 것은 결국 연 1300만원짜리 인력 취급한다는 이야기인데, 사리에 맞지 않는 처우다. 뻔히 포트폴리오 보고 맘에 들어서 연락해놓고 경력자를 사회초년생 다루듯이 다룰려는 것은 참… 쩝… 할 말이 없다.

그런데 생각보다 이런 유혹(?)에 넘어가는 사람들이 많다. 당장 한 푼이라도 벌어보겠다는 생각에 장당 2천원이네 5천원이네 하는 작업에 팔려가는 불쌍한 인력들이 있는데, 뭐 1시간에 10장씩 그려낸다면 장당 2천원씩 받아도 2만원정도 된다고 하면 그냥 괜찮은 아르바이트라고 생각할 수 도 있을 거다. 3

그런데 문제는 일을 하는 사람은 장비도 자기 걸 써야되고, 전기세,식비와 같은 경비,잡비도 모두 본인이 부담해야한다. 그런데 이걸 최저시급으로 퉁치려는게 말이 되나? 그렇다고 내가 인건비를 스스로 책정하자니 이렇게 막막할수가 없다. 보통 대부분은 월급을 받아본 적만 있지 줘 본적이 없는 사람이지 않는가. 이러한 인건비 책정에 대해서 내가 느끼기에 가장 시원하게 답을 내준 사람이 밥장 작가 되시겠다 4

여튼 이런 저런 계산을 해보면 시급 1만원도 터무니 없다는걸 깨달을 수 있을거다. 주는 사람은 세다고 생각할지 모르겠는데, 자 다시 한 번 말하자면 비싸면 싸게 구할 수 있는 스톡 이미지 사이트를 찾아가면 좋겠다.5 대안이 충분히 있는 상황이다.

근데 보통 일을 의뢰하는 사람들은 자신만을 위한 맞춤 제작 이미지를 원하는 사람들이다. 디자이너 / 작가 입장에서는 현재 주문 받아 납품한 이미지로 이익을 내지 못하면 다른 부분에서 만회할 방법이 없다는 이야기다. 6

간혹 이 그림 갖다가 잘 팔아서 사업이 잘 되면 일을 계속 주겠다 뭐 그런 이야기가 나오는데, 절대 믿지마라. 그 사람들 자기 사업의 명운을 내 손에 걸고 도박하는 사람들이다. 안 팔리면 내 그림 탓 하는 사람들이니까 그냥 좋게 돌려보내자.  이렇게 저렇게 손해가 계속되면 디자인/일러스트를 하는 사람들은 결국 먹고 살기 위해서 다른 직업을 찾아야한다. 그렇게 떠나가는 사람들도 실제로 많다.

때문에 인건비를 책정할때는 자신이 고용되지 않은 상태에서 스스로 모든 자원을 충족시켜가며 작업해야한다는 환경을 인지하고 견적에 그 비용을 추가할 수 있어야한다. 서로 인건비 깎아가며 출혈경쟁하는 짓은 그만 둘때도 됐다. 이 일도 며칠 배우면 금방 따라할 수 있는 수준의 일이 아니다. 오랜 교육과 스스로 개발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대부분의 프리랜서들은 그에 따른 투자비용도 상당히 많이 들어간 상태다.

그래서 이제는 인건비를 산정할때 자신의 시간을 얼마에 팔 것인가를 고민해야한다는 생각이 든다. 과연 나는 시간당 얼마를 받아야할 사람인가.

 

 

 

 

 


  1. 한때 IMF 시절에 선배들끼리 공유했던 단가표가 돌아다니는데, 신기하게도 지금보다 오히려 단가가 높다(?). 그나마도 기준이 모호한게 함정. 어떻게 책정된 비용이라는 근거가 부족하다보니 단가표를 암기하던지, 옆에 출력해서 갖고 다니며 불러주지 않는 이상 실제로 사용하기가 어려워 현실성이 떨어진다. 
  2. 최저시급으로 월급을 계산해보자. 2017년 기준 최저시급 6470원이다. 법정근로시간 주 40시간으로 계산을 해본다면 주5일제라는 가정하에 1일 8시간 근무가 된다.  6470원 x 8시간 = 51,760원. 보통 주5일제 평균 월 근로일수를 21.5일로 잡으면 세전 월급은 51,760 x 1,112,840원이다. 대충 연봉으로 따지면 1,300만원 정도되는 셈이다.
    보통 4대보험이 월급이 낮을 경우 7~8%정도 빠져나가니까. 실수령액은 100만원 정도라고 보면 얼추 맞는다. 자 그럼 여기서 빼보자. 1인 가구를 기준으로 봤을때 월세가 보통 최저가 40만원 정도 된다. 더 싼곳도 있지만 보통 저 수준이다.  60만원 남았다. 21.5일간 차비는 전철을 이용할 경우 1,250원x 2(왕복) x 21.5 = 53,750원이다. 546,250원 남았다. 핸드폰 비용이 할부를 포함해서 보통 7만원~10만원 정도 나갈거다. 476,250원 남았다. 요즘 나가서 5천원짜리 밥 찾기 힘들다. 아무리 싸도 6~7천원이니 6500원으로 잡아보자. 6500×21.5 = 139,750원. 336,500원.
    자 여기서 계산한건 어디까지나 직장을 다니면서 필요한, 최소한의 쥐어짠 비용을 이야기한것들이고 생활비는 커녕 아직 공과금 명목의 수도세, 전기세, 가스비, TV, 인터넷 비용도 아직 안뺐는데 33만원 남았다. 이걸 최저 생계비라고 책정하는 놈들의 대갈통을 쥐어박을 수도 없고… 
  3. 근데 보통 물리적으로 그게 가능한 일은 거의 없다. 갈수록 퀄리티는 높게 요구하고 비용은 적게 주는 세상이다. 그렇게 적은 비용으로 이미지를 사용하고 싶으시다면, 스톡 이미지 사이트에서 기성복처럼 골라 사다 쓰시길 바란다. 저렴하고 퀄리티 높은 이미지들 많다. 수 십만장의 이미지 중에 딱 맞춤으로 맘에 드는걸 고르는게 무척 힘든 일이지만 비용을 줄이려면 자신의 시간, 자신의 인건비를 투자하는 수밖에 없다. 
  4.  밥장 작가 인터뷰 
  5.  스톡 이미지 사이트는 한 장이라도 수백만장 팔면 나머지 이미지가 안팔려도 손해가 만회된다는 계산으로 박리다매로 접근하는 시장이다. 그래서 단가도 싸다. 
  6. 이 손해를 디자이너 / 작가에게 전가해버리는게 현재 구조인 셈이다. 심지어 2차저작물까지 맘대로 만들겠다고 양도계약서까지 들이미는 경우도 있다. 

송인서적 부도와 무너지는 출판계

송인서적 부도 기사를 접하고 출판계가 함께 몰락하게 될 것 같다는 전망을 보고 나니 참 착잡한 기분이 듭니다. 왜냐면 회사 하나가 무너지는게 아니라 관련 업종과 그에 따른 노동자들이 전부 실직하게 되리라는 큰 파장이 예상되기 때문이죠.
대략적으로 생각해봐도 일단 송인서적이라는 회사가 망하고, 관련된 200여개의 출판사가 부도의 여파로 줄줄이 도산할 가능성이 크고, 그 곳에서 일하던 사람, 외주를 받던 사람, 인쇄를 해주던 업체 등등 줄줄이 영향이 가는겁니다.

사실 출판업계는 항상 어렵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살던 업계이긴 합니다만, 이번에는 근본적으로 좀 이야기가 다른 것 같습니다. ‘많이 못 벌어서 버티기 어렵다’가 아니라 ‘문을 닫아야한다’라는 의미로 봐야하는데요.

사실 근본적으로 양장본 위주의 출판 문화와 정가의 40%에 육박하는 대형서점 유통마진, 그리고 도서정가제가 무척이나 발목을 잡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에 따른 대안을 몇 가지 생각해봤는데요.

페이퍼북 , e북 활성화

굳이 양장본으로 만들 필요도 없는 책들도 무조건 하드커버에 묵직한 책으로 만드는게 좀 의아합니다. 불법복제될 우려가 크다는 이유로 e북에 소극적인 출판문화도 사실 불만스럽고요. 내심 아마존이 적극적으로 한국 진출을 꾀함으로 인해 출판계에 새 바람을 불러 일으키길 기대한 적도 있습니다만, 소식이 뜸하네요.

일단 손쉽게 잡지 사서 읽는 듯할 정도로 부담 없이 가벼운 페이퍼북 보급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어차피 디지털 파일로 출력 맡기는 판에 e북이 한참 뒤에 나오거나 아예 나오지 않는 경우도 좀 답답합니다.

저작권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면 계속해서 캠페인도 벌이고 올바른 저작권 행사에 대한 법률도 강화하면서 건강한 문화로 만들어가는 노력이 모두에게 필요합니다.

도서정가제 폐지

도서정가제는 사실 허울뿐인 제도입니다. 1년이내의 신간은 10%이내의 할인만 가능하다고는 합니다만, 적립금과 카드 할인, 쿠폰까지 끼어맞추면 이런 규제를 피해가는건 일도 아닙니다. 얼마전에 저도 1만5천원짜리 책을 5,500원에 무료배송으로 구입했습니다. 이런 유명무실한 제도는 사실상 동네서점들만 더 죽이는 판입니다. 잘 안팔리는 악성재고를 할인을 해서라도 좀 털게끔 해줘야겠죠.

최근 알라딘 중고서점이 사세를 확장하고 많은 사람들에게 각광받는 이유도 바로 이런 이유가 아닐까 싶습니다. 사람들이 책을 안 읽는게 단순히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금전적인 문제도 크다는걸 반증하는 현상이 아닐까요.

대형서점은 규제를 하더라도 동네서점이라도 좀 규제를 풀어줘야 소상공인이 더 힘을 받지 않겠습니까? 항상 뭔가 거꾸로 간다는 느낌입니다. 밑바닥에서 올라오려는 사람들의 기회를 박탈하고 계속 짓밟으려한다는건 단순히 저만의 피해의식일까요?

여가시간 확보를 위한 정시 퇴근 보장

출판계와 정시 퇴근이 무슨 관계가 있냐 싶겠습니다만, 사실 매일같이 야근하고 피로에 쩔어있는 사람들에게 독서까지 할 시간을 내라는건 말도 안되는 이야기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간을 내서 독서를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만, 그 사람들은 정말 다른 것들을 다 미뤄두고 최우선으로 독서라는 취미를 지향하는 사람들입니다. 하지만 이런 사람들이 얼마나 되겠습니까? 대중적인 독서 문화를 만들기 위해서는 그에 따른 여가시간도 충분히 확보가 되야합니다.

점점 책을 안 읽는 세태에 대해서 다들 정신이 해이해졌다는 식의 타박만 할게 아니라 독서 문화에도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충분한 선택의 폭을 제공해야한다는 이야기입니다. 독서는 사람에 따라 읽는 속도가 다르긴 해도 기본적으로 다른 문화생활에 비해서 시간을 많이 소비하는 형태의 취미입니다. 이야기를 곱씹으며 푹 빠져들기 위한 시간과 집중할 체력이 필요하다는 이야기입니다.

독서문화 장려를 위한 캠페인

과거에는 “책을 읽읍시다”와 같은 예능형태의 교양프로그램들도 있었습니다만, 지금은 거의 전무하죠. 지금은 맛집탐방에 전부 푹 빠져있습니다. 매우 원초적인 욕구에 충실한 편성들이죠. 남성이건 여성이건 서로의 성적인 매력을 어필하거나, 맛집을 탐방하거나 거의 같은 맥락입니다.

최근에 “서가식당”이라는 프로그램을 보니 이런 문제성을 깨닫고 나온게 아닌가 싶은데요. 문화관광부같은데서 평창 올림픽과 말 타는데 쏟을 노력을 조금만 더 할애해서, 독서에 대해서 조금 더 적극적인 문화형성을 위한 노력을 해야하는것 아닌가 싶습니다. 독서는 단순히 지식을 쌓는 수단이 아니라 생각의 폭을 넓히고 인식을 개선해서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한 밑거름입니다.

교보문고의 창업자가 남긴 “사람은 책을 만들고 책은 사람을 만든다”라는 말이 이를 아주 압축적으로 잘 표현한 말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정말 사람들이 점점 상식과 배려를 망각하고 “진상”이란 이름으로 행패를 부리는 것도, 전부 생각의 폭이 좁아지고 자신밖에 모르는 이기심에서 비롯되는 사회적인 문제입니다.

기회주의자들을 몰아내야합니다

지식층이라고 불리는 사람들이 교수네, 장관이네, 정치인이네 하며 자리잡고 앉아서 지식을 무기삼아 사람들을 제압하는 수단으로 일삼는 마당에 진정한 의미의 지식인이 어디 있다고 볼 수 있겠습니까. 지식있는 사람은 즐비하나 지혜있는 사람이 없는 세상입니다.

사람과 사람이 더불어 살아가는 곳이라는 걸 알고 서로 배려하기 위한 양보의 미덕은 사라진지 오래입니다. 이런 세태에 대해 올바른 비전을 제시해 줄 지혜로운 사람이 무척 필요한 세상입니다.

이미 故스티브 잡스를 비롯해 많은 사람들이 인문학의 중요성을 피력했습니다만, 그 인문학이라는게 거창한 것이 아니라 모두 생각하는 힘에서 비롯되었다고 봐야겠죠. 그 힘은 독서를 통해서 길러지는거구요.

올바른 생각을 하지 못하는 사람은 올바른 세상을 싫어합니다. 올바르지 못하고 속이 시커먼 사람들이 빛을 싫어하는 이유는, 빛이 오면 어두운 곳에 감추어 놓았던 것들이 드러나기 때문입니다. 모든 것이 어두워야 자기가 시커멓다는걸 감출 수 있기 때문이죠. 더럽고 부패한 것들을 드러내줄, 빛을 찾기 위한 노력이 필요한 셈입니다.

출판업계의 정상화도 필요합니다

늘 경제가 어렵다는 이유로 컨텐츠를 만드는 사람들에게 희생을 요구하고, 생존을 위협하던 출판업계도 변화했으면 좋겠습니다. 출판을 돈벌이로만 보고 저작권 침해와 불법 복제, 인건비 후려치기 등 부정한 짓을 일삼던 사람들도 대거 정리될 필요도 있습니다. 좀 더 제대로 된 의식을 갖고 책을 만들어야겠다는 사명감을 가진 사람들이 더 힘을 받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마케팅이 중요한 요소이긴 합니다만, 마케팅의 승리로 좋은 컨텐츠로 포장되는게 아니라, 좋은 컨텐츠이기 때문에 마케팅에 대한 부담 없이 판매가 수월한 책들이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그럴려면 무엇보다 컨텐츠를 만드는 사람들에게 온전히 컨텐츠 생산에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이 주어져야하고, 그럴려면 최소한 생계의 위협은 없어야겠죠. 컨텐츠를 만드는 사람들은 돈을 벌기는 커녕 다들 굶어죽지 않으려고 이 업계를 떠나는 판입니다. 심각합니다 정말.

송인서적 그리고 출판업계의 몰락은 단순히 경제적인 어려움을 넘어서 생각보다 많은 부분에서 비롯되는 병폐의 결과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