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좀 희한한 메일을 하나 받았습니다. 뜬금없이 제가 저작권 침해를 했다더군요. 저작권 침해할 일이 있을까 싶은데 일단 뜬금없는 메일에 당황스럽긴 하더군요. 아무튼 메일 내용을 확인할 수 있도록 이미지 캡쳐를 해왔습니다. 아래와 같은 내용이니까 한 번 읽어보세요.

악성코드 랜섬웨어

 “니가 사용한 이미지는 현재 저작권 침해니까 소송가기전에 빨리 내려라” 뭐 이런 요지인 셈입니다.

제작자의 동의를 받지 않고 사용했다고 이야기를 하고 있어서 좀 의아했어요. 보통은 업체로부터 이미지를 제공받거나, 필요하다면 실제로 제가 직접 촬영하거나, 디자인에 필요한 이미지 같은 경우엔 구매하거나, 아이콘이나 일러스트 같은 경우엔 제가 직접 그려서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아무리 생각해도 저작권 침해로 갈만한 내용이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도 최근에 보면 스타일이 조금 비슷해도 표절로 몰아가는 사람들이 등장하는 사례들이 있던터라 이상한 사람이 아닐까 싶어서 떨리는 마음으로 압축파일을 다운받았습니다. 그런데, 아무래도 144kb라는 용량은 아무래도 좀 석연치 않은 사이즈거든요. 이 정도라면 솔직히 압축하지 않고 그냥 보내도 되는 사이즈인데 싶어서 압축을 풀기 전에 그냥 압축프로그램으로 내용부터 확인해봤습니다.

정말… 내용물을 보고 안심과 동시에 황당함이 밀려오더군요.

잘 모르시는 분들이 있을까봐 설명을 좀 드리자면, 보통 lnk라는 파일은 위의 이미지에서 “파일종류”에도 설명되어있듯이 바로가기 파일입니다. 파일 그 자체가 아니라 특정 파일에 연결해주는 역할만 합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disk.exe는 이름이 disk로 되어있긴해도 저게 어떤 성격의 프로그램일지 알 수가 없습니다. exe는 단순히 실행이 되는 파일이지 이미지 파일은 아니거든요. 결론적으로 제가 유추하기로는 lnk는 disk.exe가 실행되도록 연결된 바로가기 파일일 확률이 큽니다.

종합하자면, 요즘은 악성코드를 이런식으로 퍼트리는군요? ㅋㅋㅋㅋ 정말 황당하기 그지 없습니다. 모쪼록 피해자가 없길 바랍니다. 무서운 세상이에요 정말. 이영윤이라는 사람도 아마 그냥 가상의 인물일 가능성이 클겁니다.

 

수개월간 했던 벡터 작업

조그만 일이라도 받아서 해보자는 생각으로 비트맵 이미지를 벡터로 새로 그려주는 작업을 했었습니다. 뭐 거의 헐값에 하는 작업이었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ai파일이 없어서 인쇄를 맡기지 못하는 분들에게는 요긴한 작업이었노라는 감사의 인사를 들으며 나름 보람도 있었습니다.

디자인 작업물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서 ai파일을 잘 관리하지 못해 유실 되는 경우가 간혹 있는지라 명함을 다시 찍어야한다던지, 로고를 간판에 넣어야하는데 웹용 저해상도 이미지밖에 없다던지 그런 곤란한 분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생각에 나름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일을 하고 있었죠. 근데 문제는 이걸 악용하는 사람이 나타났다는겁니다.

저작권 침해

정중하게 거절했습니다만, 이런 잘못된 인식을 갖고 의뢰를 하는 분들을 만나면 회의감도 들고 씁쓸하기 짝이 없습니다

저작권에 대해서 모르는가 아니면 무시하는건가?

바로 이런 의뢰입니다. 저작권 침해 소지가 우려되는 작업들을 벡터로 새로 그려달라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마티즈 작업 같은 경우엔 사실 문제가 복잡하긴 합니다. 작가 사후 70년이 지나 저작권 보호 기한이 만료된 상태긴 합니다만 유족들에 의해 권리가 보존될 수도 있고, 그 이외에 판권이란 것이 존재하기때문에 임의로 복제했다가 책임을 면키 어려운 경우도 있기 때문이죠.

새서미 스트리트 캐릭터도 그렇고 캐스퍼나 펠릭스도 엄연히 현재 상용화 되어있는 캐릭터들입니다. 그외의 출처를 알 수 없는 이미지들도 보내왔기때문에 알 수 없는 누군가에게 피해를 끼칠 가능성까지 내포하고 있지요.

그래서 분명 타인의 저작물로 이득을 취하는 행위를 절대 협조할 수 없다라는 공지를 내걸었음에도 꾸준히 이런 의뢰가 들어옵니다. 벡터 이미지로 그려드리는 목적은 어디까지나 자신이 그린 캐릭터를 벡터로 그릴 줄 모른다던가, 자사 소유의 이미지가 벡터로 변환해야할 필요가 있는데, 벡터 그래픽 소프트웨어를 다룰 줄 아는  디자이너가 없어서 작업을 진행하지 못하는 곳에 도움이 되고자 했을뿐입니다.

자유로운 경쟁이란 공정한 룰 아래서 이뤄져야합니다

이런 의뢰를 통해 헐값에 카피해 받아낸 이미지로 상품을 팔아서 이득을 취하는건 정말 부당한 일이고, 부지중에 타인의 저작물에 대한 권리를 박탈하는데 협조하는 모양이 되어서 양심상 더 이상 할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아예 이러한 문제가 개선되지 않는다는걸 인식한 이상 벡터 이미지 변환에 대한 작업은 받지 않기로 결정했습니다.

덧붙여서 그림이나 디자인을 하시는 분들 중에 현재 크몽이나 오투잡 같은 헐값에 작업물이 오가는 사이트를 눈여겨봐두시길 바라겠습니다. 자신의 작업물이 버젓이 카피되고 있는 현장을 목격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제발 이런 일이 없어져서 올바른 저작권 인식을 통해 창작자의 씨를 말리는 행태가 개선되기를 바랍니다.

인터넷에 공개되어있는 이미지는 창작자들이 자신을 알리기 위해 올려놓은것이지, 마음껏 가져다 쓰라고 올려놓은 것이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