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단히 이야기하면 어도비 스톡 컨텐츠 작가 신청을 했습니다. 대단한건 아니지만, 반신반의 하며 제출한 이미지가 승인 심사를 통과하고 나니 신기하네요. 잘하면 제가 만든 이미지가 판매될 수도 있다고 생각하니 좀 신기한 구석도 있습니다.

국내에도 스톡이미지 업체들이 많이 있습니다만, 지인 중에 작업을 진행해 본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계약조건이 참 부당하더군요. 국내업체들이 내미는 조건을 보면 작가는 그냥 착취의 대상으로 여기는 경우를 많이 만나게 됩니다. 지급되는 보수는 노동대비 시간을 따져보면 최저시급만도 못한데다 저작권까지 통채로 넘기는 식이라 영 내키지 않죠.

해외 스톡이미지 업체들이 한글서비스를 갖추고 국내진출을 하게 되면서 이 시장도 조금은 달라지리라는 기대를 품어봅니다. 일단 마켓 자체가 국내에서 해외로 넓어졌다는 것만 해도 고무적이라고 봅니다. (물론 경쟁 상대도 어마어마하게 많아졌다는 이야기지만…)

국내업체처럼 작업 건당 페이를 지급하는 방식이 아니라 판매가에서 수익이 배분되는 형식이라, 판매가 되지 않으면 수익도 없습니다. (슬프네요) 아무튼 천리길도 한걸음부터니까 이제 컨텐츠를 부지런히 생산해서 쌓는 일만 남았네요.

 

삼복더위가 시작된지 좀 지났습니다만, 올 여름도 만만치 않게 더울 모양입니다. 역시 더울때는 수박이 최고죠. 끄적끄적 몇가지 수박을 낙서하다가 생각해보니 이걸로 뭔가 만들어보고 싶어지더군요.

소사이어티6 – Society 6 는 그림만 올리면 알아서 이렇게 미리보기용 상품 샘플 이미지를 생성해줘서 참 편리합니다. 그림만 그리면 되도록 부담을 덜어준달까요. 물론 아티스트에게 주어지는 금액이 많지는 않습니다. 아트프린트만 마진을 조절할 수 있고 제품들은 판매가에서 10%가 아티스트에게 돌아갑니다.

배송, 생산, 유통 전 과정을 다 해결해주니 속은 편해요. 이게 정말 보통 일이 아니거든요. (저걸 다 하려면 사실 그림 그릴 시간이 없습니다… ) 다만 마케팅은 각자 알아서 해야한다는거…

누드 크로키

난생 처음 누드 크로키 라는 것을 해봤습니다. 누드 크로키의 목적은 빠른 시간 안에 특징을 잡아 동세와 형태를 표현하는 것입니다. 주어진 시간이 여유롭다면 그 이상의 것도 빠르게 시도해볼 수도 있겠죠. 아무튼 일반적인 상황에서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타인의  나신(裸身)을 바라본다는 것은 다소 편안한 상황은 아닙니다. 통상적인 인간 관계에서 – 그것도 초면에 – 흔히 허락되지 않는 특별한 상황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누드라는 것을 공부하는 이유는 옷을 입은 사람을 그리더라도 그 옷 안의 형태를 파악해야 자연스러운 표현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여튼 누드크로키를 처음 참가해서 모델을 마주하니, 사진을 보거나 토르소 석고상을 보고 그릴때와는 또 다른 긴장감이 흘렀습니다.

근데 희한하게도 제 자신이 그렇게 행동했다는 것이 좀 의외였습니다만, 곧 아무렇지 않게 형태와 동세, 그리고 종이 위에서 어떻게 그려나갈 것인지 판단할 겨를조차 없이 미친듯이 그려나가게 되더군요.  복잡한 생각따윈 다 내려놓고 빠르게 처리해야할 것들이 갑자기 쏟아져 들어오는 다급한 기분이었습니다. 컨베이어벨트가 멈추지 않도록 서둘러서 일을 처리해야하는 것과같은 긴장감이랄까요.

그야말로 본능적으로 재료를 선택하고, 그 상황에서 느껴지는 것들을 그려나가다보니 정말 묘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그 동안 붙잡고 늘어졌던 해부학이니 어쩌니 했던 것들을 송두리채 날려버리고 그냥 화구를 들고 종이를 긁어대고 문질러대기 바빴습니다. 마치 어린아이가 흙장난 하듯 그 행위 자체에서 느껴지는 카타르시스가 대단했습니다.

주어진 시간은 짧고 그 안에 아주 원초적으로 표현해야하는 그 긴장감이 즐거웠습니다. 평소에는 해보지도 않았던, 쓰지도 않았던 재료들까지 다 끄집어 냈습니다. 미친듯이 정신없이 파스텔, 콘테, 연필, 붓을 긁어대고 나니 3시간이 훌쩍 지나갔습니다.

선택

수고 해주셨던 모델 분에게 그림을 보여줘야할 순간이 다가왔습니다. 벼라별 생각이 다 들더군요. ‘실망하면 어쩌나’, ‘단 하나라도 맘에 안드는게 있으면 어쩌나’ 안절부절 불안한 마음도 들었습니다. 처음에는 3장을 골라가시기로 했는데 – 모델비 대신 작품으로 지불하기로 합의된 상태였습니다 – 5장이나 고르시더군요! 좀 아깝긴 하지만, 모델 분의 포즈에서 제가 평소에 표현하고 싶었던 감정들이 느껴져서 즐겁게 작업할 수 있었기에 오히려 기쁘게 드릴 수 있었습니다.

제 손에서 잠자고 있는 것보다는 그래도 잘 간직해주시는 편이 더 기쁠 것 같습니다.

여튼 전날 밤에 긴장감에 잠을 설쳐서 4시간 자고 – 제가 이렇게 소심한 인간입니다 –  그림을 그리고 나니 진이 빠지고 머리가 다 핑 돌고 어지러웠습니다. 그래도 뭔가 뿌듯하고 감동적이었어요. 이렇게 온전히 모든걸 다 잊고 그리는 행위 그 자체에 몰두 해본게 얼마나 오랜만인지, 그림을 그리는게 얼마나 즐거운 일인지 다시 한 번 느끼게 됐던 시간이었습니다.

비글

비글 비글

이쯤되면 비글덕후 소리 듣게 생겼다만, 그래도 저 고집스러운 장난꾸러기만 보면 절로 웃음이 나오는걸 어쩌겠나 싶다. 한눈 팔면 금방이라도 엉망진창으로 만들꺼라는 식으로 눈치를 슬슬 보는게 정말 스릴(?) 넘치는 녀석이다.

물론 뒷감당할 자신이 없어서 키우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함께지냈던 날들을 생각해보면 참 붙임성있고 정감있는 녀석이라 잊을 수가 없다.

비글

비글

비글의 활발하고 엉뚱한 모습들이랄까. 언제나 비글은 보기만 해도 흐뭇하다. 앞뒤 계산없이 본능에 충실한 행동들이 순수한 악동같은 느낌이다. 키우는 사람은 무척이나 괴롭겠지만… 그래도 한 번 꼭 키워보고 싶은 견종이다.

별다른 사진 참고나 모델 없이 그려볼려고 하다보니 그려놓고 보면 비례가 좀 이상하거나 어색한 부분이 있긴한데, 일단 그리고보니 보이는 것들이 있다. 조금씩 더 나아지겠지. 별로 보여주고 싶지 않은 연습작들이지만, 블로그에 꾸준히 글을 올리는 것도 목적이다보니 연습과정도 올리고 있다.

무엇이든 꾸준히 해야한다는 것이 쉽지 않다. 취향이 다양한게 문제랄까. 흥미로운 것들이 많아서 그림을 그리다가도 다른 것도 흥미를 느끼고, 금방 또 그쪽으로 빠져서 허우적 대곤 한다. 그림을 조금 더 부담없이 그리도록 마음을 여유롭게 가져야하는데, 그 또한 쉽지가 않다.